[23 상반기 결산(2)] 상반기 콘솔 게임업계의 이모저모

게임와이는 2023년 상반기를 넘기면서 게임사들이 어떤 게임을 선보였고, 아울러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또 상반기 가장 주목을 받았던 소식은 어떤 것이며, 어떤 트렌드가 형성되었는지 살피는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끝없는 대작 게임으로 지갑이 비었다

올해 상반기 콘솔 게임 유저들은 지갑이 두툼해질 시간이 없었다. 그만큼 많은 기대작 게임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올해는 1월부터 6월까지 기대작 게임이 끝없이 출시됐다.

1월만 해도 ‘원피스 오디세이’와 ‘데드스페이스 리메이크’,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 ‘하이파이 러시’가 출시됐다. 2월에는 ‘호그와트 레거시’와 ‘와일드 하츠’, ‘용과 같이 극 유신’, ‘옥토패스 트래블러 2’가 출시됐다.이렇게 많은 기대작이 쏟아지면서 지갑 걱정을 해야 했다.

3월도 만만치 않았다. ‘와룡 폴른다이너스티’를 시작으로 ‘베요네타 오리진’과 ‘라이자의 아뜰리에 3’, ‘아토믹 하트’, ‘바이오하자드 RE4’가 출시됐다. 4월 역시 기대작 출시는 이어졌다. 4월은 ‘마인크래프트 레전드’, ‘파이널 판타지 픽셀 리마스터’, ‘데드 아일랜드 2’,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가 출시됐다. 게임 매니아라면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게임들이었고 어떤 게임을 구입해야 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5월은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 가장 큰 기대작이었다. 이 게임은 5월 12일에 출시된 이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덕분에 스위치 본체도 인기를 얻었다.

6월에도 대작 게임의 출시는 여전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6’와 ‘디아블로 4’, ‘파이널 판타지 16’ 등 게임계를 대표하는 간판 게임들이 일제히 출시됐다. 모두 놓칠 수 없는 게임이었고 덕분에 6월은 한달 내내 이 게임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세계 최고 게임쇼 E3의 취소

E3 게임쇼가 갑자기 취소됐다. 원래 올해 E3는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될 예정이었다. E3는 1995년부터 매년 그 해를 대표하는 게임들을 일제히 공개하는 세계적인 게임전시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코로나 팬더믹 발생으로 2020년은 취소됐고 2021년은 온라인을 통해 개최됐다. 그리고 2022년과 2023년은 모두 취소됐다. 2023년은 오프라인 개최가 예정됐으나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가 모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결국 취소됐다. E3의 빈자리는 서머 게임 페스트와 각 게임사가 준비한 온라인 쇼케이스가 대신했다.

세계 최대 게임쇼로 평가받던 E3는 2024년과 2025년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온라인 쇼케이스의 증가가 원인일 수도 있으나 다른 대형 게임쇼인 도쿄 게임쇼와 게임스컴은 일정대로 개최된다.

승기잡은 플레이스테이션 5, 패배 선언한 마이크로소프트

코로나로 인해 콘솔 게임기들은 생산과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소니는 올해 초, 플레이스테이션 5가 정상적으로 공급된다고 선언했고 플레이테이션 5는 이후 폭발적인 판매량을 자랑했다. 소니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630만대의 플레이스테이션 5를 출하했고 누적 판매량도 3,800만대를 넘어섰다. 4월 출하분까지 포함하면 4,000만대를 넘어섰다. 안정적인 공급이 시작되면서 플레이스테이션 5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반면 엑스박스는 정반대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엑스박스시리즈XlS의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게임업계는 대략 2,000만대 정도가 판매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엑스박스의 부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수많은 퍼스트파티가 시원치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수년에 걸쳐 많은 회사를 인수했으나 게임을 출시한 회사는 많지 않다.

특히 엑스박스시리즈XlS의 퍼스트파티가 제대로 된 게임을 출시하기까지는 거의 1년이 걸렸다. AAA급 대작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은 2021년 11월부터 ‘포르자 호라이즌 5’와 ‘헤일로 인피니트’였다. 엑스박스는 퍼스트파티의 게임 출시가 늦어졌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사실상 항복선언을 했다. 최고의 기대작으로 평가받는 ‘스타필드’를 출시해더 판세를 뒤집을 수 없다며 사실상 패배선언을 한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스타필드’ 한국어 출시도 불발되면서 상황이 더욱 안좋아졌다.

국내 게임사 콘솔 게임 참가 이어져

지난해부터 국내 게임사들은 콘솔 게임 참가를 알렸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조금씩 축소되고 경쟁이 심해지는 한편 글로벌 게임시장 진출을 위해 콘솔 게임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통해 콘솔 게임에 본격 참가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비록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으나 넥슨은 앞으로도 ‘더 파이널스’, ‘퍼스트 디센던트’, ‘아크레이더스’, 그리고 ‘데이브 더 다이버’ 같은 게임을 콘솔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9월 출시를 앞두고 글로벌 기대작으로 떠올랐고 대원미디어는 ‘포트리스 S’의 출시와 ‘싸이킥 5’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엔싸소프트는 ‘쓰론 앤 리버티’와 ‘프로젝트 LLL’, ‘배틀 크러쉬’, ‘프로젝트 M’ 등을 통해 콘솔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펄어비스도 ‘붉은 사막’과 ‘도깨비’ 등을 통해 콘솔 게임에 도전하며 시프트업도 ‘스텔라 블레이드’를 준비하는 등 콘솔 게임에 참가하는 국내 게임사가 크게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가능할까?

지난해 1월에 발표됐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무려 687억 달러라는 인수금액으로 세계의 화제가 됐던 이 인수는 아직도 인수 가능성을 알 수 없다. 현재 미국 연방법원은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의 인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FT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하면 게임시장의 경쟁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 중이다.

FTC는 지난 4월, 영국 CMA가 인수를 불허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 명령이 없었다면 거래가 완료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인수가 게이머와 게임회사에게 긍정적일 것이며 소니를 포함한 경쟁사에 10년간 ‘콜 오브 듀티’ 게임을 제공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공개된 문서에 의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사인 소니를 업계에서 퇴출시키고 2030년까지 게임산업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목표가 밝혀졌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게임기와 PC 게임패스의 점유율을 늘리고 생태계를 확장하며 사업 모델을 다각화할 것을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100개 이상의 게임사에 대한 인수를 고려했고, 그 중에는 번지, 세가, CDPR, 프롬소프트,레메디엔터테인먼트 IO 인터랙티브, 크라이텍, 디지털익스트림 등 다양한 게임사가 언급됐다. 이들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인수가 결정 나기 전에 언급된 회사들이었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사인 소니를 게임업계에서 몰아내기 위해 많은 게임회사를 인수하며 게임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가 가능할지 여부는 앞으로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